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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마트 업계 2위였던 홈플러스가 결국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며 한국 유통 시장에 충격을 던졌습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경영난을 넘어, 지속적인 실적 악화와 과도한 차입 부담이라는 구조적인 문제, 그리고 사모펀드(MBK파트너스)의 무리한 투자 방식이 결합된 결과로 분석됩니다. 홈플러스의 유동성 악화는 2015년 MBK 인수 시점부터 내재된 '승자의 저주'가 결국 현실화된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본 글은 홈플러스의 재무 위기가 발생한 구체적인 원인과 과정, 그리고 결국 법정관리 신청으로 이어지게 된 치명적인 재무 구조적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향후 유통 시장에 미치는 시사점을 제시합니다.
1. 홈플러스 유동성 악화의 근본적 배경과 위기 전조
홈플러스의 위기는 크게 두 가지 축, 즉 외부적인 산업 환경 침체와 내부적인 재무 구조 문제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특히 내부 재무 문제는 사모펀드의 인수금융(LBO) 방식과 직결됩니다.
1-1. 사모펀드 MBK의 LBO 방식 인수와 과도한 차입금 구조
2015년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를 약 7조 2천억 원에 인수했는데, 이 중 약 75%에서 80%에 달하는 5조 5천억 원 이상을 차입금으로 조달하는 LBO(Leveraged Buy-Out)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LBO는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거액을 빌려 인수하는 방식으로, 인수 후 피인수기업(홈플러스)이 그 부채를 고스란히 떠안게 됩니다. 이로 인해 홈플러스는 인수 직후부터 매년 2,000억 원이 넘는 이자 비용을 감당해야 했으며, 이는 영업이익 대부분을 잠식하는 구조적 압박으로 작용했습니다.
1-2. 오프라인 유통 시장 침체와 온라인 커머스 대응의 실패
무리한 차입금 부담이 누적되는 가운데,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유통 산업 자체의 성장세가 꺾였습니다. 쿠팡 등 이커머스 강자들의 부상과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소비의 중심축이 온라인 커머스로 빠르게 이동했으나, 홈플러스는 이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및 혁신에 뒤처지면서 소비자 이탈이 가속화되었습니다. 그 결과, 2021년부터 영업손실(적자)이 본격화되어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2023년에는 매출도 6조 5천억 원 수준으로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2. 재무 구조를 붕괴시킨 치명적인 부채와 이자 비용 분석
홈플러스의 재무제표는 LBO 구조가 초래한 과중한 부채가 어떻게 기업의 유동성을 고갈시켰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2-1. 부채비율 1,500% 초과, 5조 원대 총차입금의 압박
MBK 인수 이후 한때 부채비율이 1,000%를 넘겼으며, 2024년에도 1,500% 이상의 살인적인 부채비율이 유지되었습니다. 2023년 11월 말 기준 홈플러스의 총차입금은 5조 4,620억 원에 달했으며, 이 중 3조 5,133억 원이 매장을 팔고 다시 임차해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리스 부채였습니다. 막대한 부채는 홈플러스의 재무안정성을 극도로 악화시켰고, 특히 단기성 차입금이 1조 원대를 넘어서며 유동성 위기를 가속화했습니다.
2-2. EBITDA(영업현금흐름) 대비 과중한 연간 이자 비용 부담
회사의 체력이 악화되고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이자 비용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연간 발생하는 2,000억 원 이상의 이자 비용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고 나면 남는 것이 거의 없는 수준을 넘어섰으며, 결국 영업현금흐름을 부(-)로 만들었습니다. 재무 분석 지표인 DSCR(부채상환계수)이나 ICR(이자보상배율) 또한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자체적인 재무 안정성 개선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음을 보여주었습니다.
3.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산 유동화 전략의 반복된 실패
MBK는 홈플러스 인수 시부터 보유 부동산 자산(점포 부지) 매각을 통해 차입금 상환 재원을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이 자산 유동화 전략이 잇달아 실패하며 유동성 위기는 더욱 깊어졌습니다.
3-1. 홈플러스 리츠 상장 전격 철회와 투자금 회수 계획 차질
2019년 MBK는 51개 매장을 묶어 홈플러스 리츠(REITs)를 설립하고 이를 주식 시장에 상장하여 3조 원이 넘는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오프라인 업황 악화 우려와 해외 기관 투자자 수요 예측 실패 등으로 인해 상장을 전격 철회하며, MBK의 핵심적인 투자 자금 회수 계획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했습니다. 이후에도 리츠 재추진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3-2. 점포 부동산 매각(세일앤리스백) 지연 및 매수자 확보 난항
리츠 상장 실패 이후 MBK는 개별 점포의 부동산 매각(세일앤리스백)에 속도를 냈고, 이로 인해 2018년 대비 자가 매장 비율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경기 악화로 인해 부동산 매각 자체가 지연되거나 무산되었으며, 특히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시도마저 실패하면서 자금 유입에 큰 차질이 발생했습니다. 이러한 자산 매각을 통한 차입금 상환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4. 신용등급 하락과 '흑자도산' 전형을 보여준 법정관리 신청
결국 홈플러스는 자체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할 능력을 상실하고 '사전 예방적 조치'임을 강조하며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기에 이릅니다.
4-1. 단기성 차입금 만기 도래와 신용등급 줄하락의 파급력
2025년 2월 말, 한국신용평가 등은 이익 창출력 약화와 과중한 재무 부담을 이유로 홈플러스의 신용등급을 줄줄이 하향 조정했습니다. 신용등급 하락은 금융기관과의 운영자금 대출 규모를 축소시켜 단기 유동성을 더욱 악화시켰습니다. 실제로 총차입금 중 21%에 해당하는 1조 1천억 원이 1년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 차입금이었고, 홈플러스는 이로 인해 오는 5월경에는 납품대금 정산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우려를 법원에 신청 이유로 내세웠습니다.
4-2. 재무제표 상 영업현금흐름 착시와 미지급금 증가의 심각성
일부 재무제표 상 영업현금흐름이 긍정적으로 계상된 기간이 있었는데, 이는 지급해야 할 이자 비용과 납품업체에 지급해야 할 미지급금(운전자본 변동액)을 미루거나 지급하지 않아 현금이 일시적으로 남아있는 것처럼 보였던 '흑자도산'의 전형적인 착시 현상이었습니다. 이미 작년 11월부터 납품업체와 대금 정산을 한두 달씩 늦추는 등의 조치가 이어졌으며, 이러한 사실은 홈플러스의 실제 자금 사정이 이미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음을 보여줍니다.
5. 홈플러스 위기가 던지는 시사점과 구조조정 전망
홈플러스 사태는 단순히 한 기업의 몰락을 넘어, 사모펀드의 무리한 LBO 투자 방식과 그로 인한 사회적 손실이라는 시사점을 던집니다.
5-1. 사모펀드 LBO 방식의 도덕적 해이 논란 재점화
MBK는 홈플러스 관련 펀드 운영을 통해 1조 원대의 수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작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악화시킨 책임은 뒤로하고 회생절차를 신청했다는 점에서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이는 금융채무 탕감 및 조정을 위해 자구 노력 없이 법원에 기대려 한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그 손실은 납품업체, 폐점으로 직장을 잃은 직원, 그리고 회생계획을 모른 채 채권을 사들인 개인 투자자 등 사회 전체에 전가되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5-2. 비상경영 돌입 및 폐점 수순: 향후 구조조정 불가피성
현재 홈플러스는 임직원 무급휴직 제도 시행, 임원 급여 일부 반납 등 고강도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습니다. 특히 임대료 조정 협상에 실패한 15개 점포에 대해 순차적으로 폐점을 진행하는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법원이 사업 경쟁력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여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지만, 매각 시도가 난항을 겪고 있어 청산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홈플러스의 미래는 여전히 안갯속에 있습니다. 홈플러스의 성공적인 회생은 과도한 차입금 문제를 해소하고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맞는 혁신적인 사업 모델을 제시하는 것에 달려 있습니다.













